티스토리 뷰

Nursing

간호법 통과, 양지로 나온 PA

웹인널스 2024. 9. 1. 23:56

* 이번 글은 사실과 주관이 들어있어 어미는 '-다.'로 작성하겠습니다.

 

 

 

< 내용 요약 >

- 2024.09.28. 간호법 통과

- 유령 직군 PA 마침내 법의 테두리 안으로

- 간호법 의의는 문제점을 고칠 수 있다는 것, 확대되는 간호사의 역할을 정립할 수 있다는 것, 후일 뉴질랜드처럼 합쳐지더라도 정리된 밀키트로 들어가는 것이므로 의미가 크다.

- 논란의 단어 '지역사회'는 간호학과에서는 '지역사회 간호'로 실습까지 하는 과목이며, 보건소와 보건진료소에 있는 간호사가 실제로 무엇을 하고 대상자(퇴원 후 일상 복귀 지원)의 가정에 방문하여 어떤 간호 진단과 중재를 내리는지 실습한다. 의협이 주장하는 영리적 의미와 거리가 멀다. 결국 '지역사회'라는 단어는 제하고 법안이 제정됐으나 하는 일은 동일하다.

- 의협 조사 OECD 간호법이 있는 국가는 11개국,

  간협 조사 OECD 간호법이 있는 국가는 33개국+이를 포함한 96개국. 이는 관점의 차이가 있다.

- 의협은 '독립적인' 간호법에 대해 분석한 것, 간협은 '실질적인' 간호법의 '내용'이 들어간 간호법에 대해 분석한 것

- 즉, 의협은 간호법이 의료법 안에서 따로 독립성(전문성)을 가지는 것이 불만

  간협은 간호의 업무 범위를 고려하지 않아 실질적인 내용이 없는 현 의료법에 대한 불만

- 현 의료법은 의료기관의 개설, 운영, 벌금 등 의료기관에 관한 사항을 중심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현 의료기관 및 학교, 산업현장, 재가 및 각종 사회복지 시설 등에서 일하는 간호사의 업무와 특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못함

- 같은 맥락으로, 전공의 공백을 'PA'간호사가 메우게 한다는 의견은 동의하지 않는다. 엄연한 다른 직군으로 구분해야하는 시점이다.

 

출처 : 픽사베이, sasint

 

 

 

 

★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의사를 보조하는 간호사. 수술 준비부터 수술 보조, 수술 부위 봉합 등 의사 업무 일부를 담당한다. 미국·영국 등에는 법적으로 규정된 제도지만, 우리나라 의료법엔 근거 규정이 없다.
- 정해민, "의료 공백 메우는 1만명 'PA 간호사' 합법화된다", 조선일보, 2024.05.03

 

 

지난 2024.09.28 간호법이 통과됐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던 유령 PA도 직군으로 인정받았다.

간호법이 언젠가 통과될 거라고는 생각했다.

요양, 센터 등 해외 정세를 따라가 보면, 수요에 따라 간호법이 생기는 건 시간문제였다.

(어영부영 눈치 보다가 코로나 같은 돌연변이 팬데믹 상황이 또 닥치면 그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서 제정되려나 생각했다)

정치적으로 더 줄다리기하다가 다음 대선 인질로 쓰인 후에야 될까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통과됐다.

우스갯소리로 하도 양방향으로 두들겨 맞아서 기본적으로 올해 통과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다.

 

이전엔 신규까지 억지로 뽑아 아무도 가지 않으려고 하는 PA를 어쩐지 고연차 위주로 PA를 뽑아 들어간다(?)는 소식이 있나 했는데, 이번 법을 보니 전문간호사(임상 경력과 대학원 진학이 필요하다)와 같이 병원에서 임상 경험을 중요시하는 분야로 심화 확장할 생각으로 보인다. 그 오만 욕지기를 먹으며 버틴 선배들. 이제 직업으로 인정받아 참 다행이다.

 

초고령화가 되는 사회의 필요에 따라 간호사의 역할이 넓어지는 속도에 비해서

포괄적인 직군을 다루는 의료법의 개정은 너무나 느리다.

분명히 「의료법」대로 의사의 지도하에 필요하여 수행했더니

불법 의료 행위라고 심판대에 오른 의료인이 있다. 그 대표가 PA 간호사였다.

의료법어디에도 정의되지 않았으며, 간협의 개정 요구에는 큰 손들의 칼 같은 비난과 무조건 반대로 실컷 맞았다.

의료사고가 나면 가장 먼저 꼬리 잘린다. 당연히 법에 없으니까 불법이지. 재고해 볼 조건이 하나도 없다. 필패다.

정말 의료 시스템을 위해서라면 진작 고쳤어야 하는데 여전히 의료법에 없다...?

당장 수술대 옆에서 보는 사람들을 어떻게 그렇게 강력히 존재 부정하며 반대를 할 수 있을까?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반대였다. 

 

이번 간호법 통과에 대해 일부 국회 의원은

의사의 수련 과정에서 겪었던 혼란을 간호사가 겪지 않길 바란다며 기권 또는 반대를 던졌다.

반대 의견과 찬성 의견이 섞인 그 기사를 여럿 읽어보며 며칠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론적으로 '소신 발언'이라 외친 그들이 진심으로 우려했다면, 숙고할만하다.

 

 

발전과 방치

하지만 발견한 문제점을 알맞게 고쳐 발전시키는 것 변화가 불편하다고 문제점을 방치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전자는 책을 정리할 수 있는 서랍과 틀이 있는 것이고

후자는 난장판인 채 온 바닥에 어질러져 있는 책을 지켜볼 뿐이다.

이미 매년 120,000명씩 증가하는 간호학생과 PA는 아수라장이었다.

서랍도, 책꽂이도 없이 그저 사태를 자신이 할 일이 아니기 때문에 관망하는 태도다.

지나가던 사람이 널브러진 책에 발가락이 찍혀도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다치기 전에 스스로 틀을 만들고 정리 정돈을 시작했다.

 

문제를 찾았다고? OK. 아주 훌륭하다.

반대표를 던진 그들이 우려하는 것은 고쳐나가면 된다. 그럼에도 반대한다면 그건 반대보다 부끄러운 반대다.

알맞은 자리에 책을 넣고, 빼고 해외의 믿을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하여 최신판으로 교정한다.

헌법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개정한다간호법도 사회와 시대에 옳은 방향으로 고치면 된다.

 

1949년 국제간호협의회(ICN)에 가입하고 나서 75년, 조선간호부회로 창립된 지는 101년.

1951년 국민의료법 이후 1970년, 간호 업무에 대한 법적 규율 개정을 꾸준히 의료법으로 요구했으나

2005년, 2019년 의료기관을 위한 의료법이었기에 반대 의견으로 번번이 실패했고

'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의 수직적인 업무 관계 시스템은 유지되고 있다.

이 구도가 보건의료 시스템의 '안정'과 '국민'의 건강권 보장에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의료법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나? 의료기관을 다룬다는 법에서 함정이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보건소장공무직 경력이 없어도 의사면허가 최우선 순위였다. 그리고 그걸 의협은 강력하게 요구했다.

2010.12.30부터 개정 전까지 이 조항이 현행법이었으며,

2023년 모두의 추천으로 올라간 경력직 공무원이 보건소장이 되자, 위의 조항을 내세워 위법이라며 신고하고 경력이 전혀 없는 의사가 보건소장이 됐다가 행정업무가 마비되는 사건이 터졌다.

결국 반복적으로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2024.7.4. 개정 되었다. 

보건소가 작년에 생긴 것도 아닌데, 이제야.

 

 

 

 

그놈의 '지역 사회'. 어딘가처럼 창업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의협은 '지역사회' 간호에 대해 독자 개업을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는 게 아니냐며 따져왔지만

간호학과 학생들은 '지역사회 간호학'으로 "보건소"와 "보건진료소"로 현직 간호사와 함께 방문간호 실습을 나간다.

없는 단어를 법 때문에 갑자기 지어낸 것이 아니다.

실제로 간호사들이 병원이 아닌 해당 근무지에서 어떤 돌봄을 국민에게 제공하는지 학습한다.

 

'지역사회 간호'란,

병원에서 퇴원한 대상자가 다시 입원하게 되는 '회전문 현상'을 예방하고

'지역사회'에 일원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간호사가 주장하는 '지역사회'는 결코 독자적인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주장이 모르고 그러는 건지 알고서도 혼란을 유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번에 통과한 간호법엔 '지역사회' 부분은 삭제됐다.

지워도 보건소(또는 센터)에서 하는 일은 같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원한 대상자가 다시 입원하는 '회전문 현상'을 막고, 국민의 건강 이상을 예방하는 것이다.

 

 

 

 

간호법 '글자' 말고, 실질적인 '간호'법의 수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간협
OECD 회원국 38중
간호법有국가
11개국 33개국, 이를 포함한 96개국
분석 기준 각 국가의 의료법 외
별도의 단독 간호법이 있는가?
별도의 간호법이 있느냐 하는 형식보다
간호사의 업무와 책임을 독립적으로 규율하고 있는가?

특이 사항 미국 : 1903년 모든 주에서 간호법을 제정하였으나, 연방법으로 존재하는 간호법 없어 간호법 미(未)보유국으로 분류
프랑스 : 의료 관련 법규를 공중보건법이란 하나의 법전으로 포괄하고 있음. 간호사 직종을 독립적으로 규율하고 간호사에게 의료적 처방 권한까지 제한적으로 허용하지만, 간호법 미(未)보유국으로 분류
영국 : 하위 법령에 제정되어 간호사를 약사, 치과의사와 동등한 수준으로 규율하나, 독립적인 간호법 없음.
즉, 하위 법령에 둔 국가는 간호법이 없다고 정의
유럽국가간호연맹(EFN)에 가입된 26개국 : 유럽연합(EU) 의회에서 제정한 통합 간호 지침을 준수한다는 이유로 간호법 보유국으로 분류
호주, 뉴질랜드 : 독립된 간호법을 보유하다 다른 법과 통합한 후 법 취지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점을 들어 간호법 보유국으로 간주
원하는 의료 체계 방향 일원화된 의료법 체계를 고수
- 형식
간호사의 독립적 역할을 법적으로 인정
- 실질적 내용
보건복지부 조사 독립된 간호법이 없는 국가 :
프랑스, 핀란드, 노르웨이, 뉴질랜드,
호주
독립된 간호법 있는 국가 :
일본, 미국, 독일,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국회 복지위의 검토 보고서 - 독립된 간호법 있는 국가 :
미국, 영국, 덴마크, 뉴질랜드, 독일, 캐나다 등

 

 

- 미국간호법이 연방법으로 존재하진 않지만 1903년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시작으로 모든 주에서 간호법을 제정했으며, 간호사를 독립적인 전문 직종으로 규율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전 세계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 영국은 2001년 제정된 '간호와 조산 명령' (The Nursing and Midwifery Order) 등에서 간호사를 약사, 치과의사와 동등한 수준으로 규율

- 따라서, 의협 의료 정책 연구소의 미국, 영국 등이 간호법이 없다고 분류한 것이 보편적인 분류는 아님.

- 간협이 주장하는 90개국 이상이 간호법이 있다는 의미는 아래 논문들을 근거로 한다(기사 내용 인용).

1.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하는 학술지 '입법과 정책'에 실린 2020년 '입법 공백과 딜레마: 간호법 제정 지연의 분석' (김강현·김희정) 논문은 우리나라 의료법을 간호 환경 변화의 세계적 추세에 대응하지 못한 전근대적 규범으로 평가하면서 2018년 기준 개별법으로 간호법을 규정하고 있는 국가를 80개국으로 봤다.
2. 2022년 발표 논문 '간호법 제정 필요성에 관한 소고'(송명환)는 보건의료 분야와 사회 전반의 전문 직종에 개별적 법률을 인정하는 것이 세계 공통의 보편적 입법 체계라며 아시아·아프리카 등 세계 90여개 국가에서 독립적인 간호법을 제정·운영하고 있다고 지적

 

- 위는 작년 보도 기사의 내용을 참고로 하여 정리하였고, 당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여 간호법을 다시 올렸다.

- 규율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간호사의 업무, 진료 보조 및 지원 업무(PA) 중 의료기사 등의 업무는 원칙적으로 제외하되 구체적인 범위와 한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마치며

간호법 통과와 더불어 논란이 됐던 내용과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PA, 간호법 찬반에 따른 발전과 방치, 논란이 많았던 '지역사회' 단어, 간호법 '글자'와 실질적인 '간호'법을 조사한 의협과 간협의 OECD 간호법이 있는 국가 수 차이가 큰 이유를 여러 글과 함께 살펴보았다. 이번에 제정된 간호법도 아쉬운 부분이 보인다. 하지만 수정할 수 있는 종이와 펜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작이 반이라는 옛말이 지금 쓸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다른 나라처럼 합쳐지더라도 지금 거의 초가삼간 다 타고 수맥이 흐르는 땅에서라도 벗어났으니 다행이다. 이제는 이 법의 놓친 점, 보완할 점을 고치고, 적절한 담당 환자 수로 더 고품질의 간호를 제공해 보자. 

 

 

 

 

<참고>

1. 정해민, "의료 공백 메우는 1만명 'PA 간호사' 합법화된다", 조선일보, 2024.05.03 "https://www.chosun.com/national/welfare-medical/2024/05/03/UE52WMAZDNC2LG5LYH7T2VUMUA/"

2. 국가법령정보센터, "지역보건법시행령", (시행 2010.12.30, 대통령령 제22564호 )

3. 국가법령정보센터, "지역보건법 시행령", (시행 2024.7.3, 대통령령 제34643호 )

4. 이웅, "[팩트체크] 의사-간호사 다투는 '간호법', 다른 나라도 많이 제정한 법이다?", 연합뉴스, 2023.02.24

5.  보건복지위원장, "간호법안(대안)", 의안번호 3286, 2024.08.